어느덧 쌀쌀했던 겨울과 이별하고 따스한 봄바람이 코끝을 간질이는 계절이 왔네요. 저는 평소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편인데, 특히 식탁 위에서 그 변화를 가장 생생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봄이 오면 특별히 생각나는 음식이 있으신가요?
4월이면 온갖 생명이 움트고 바다와 들판이 특별한 선물로 가득 차는 시기죠. 제가 작년 봄, 시골에 계신 할머니 댁에 갔다가 처음 맛본 냉이된장국의 향긋함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경험 이후로 제철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오늘은 제가 알아본 4월의 제철음식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봄 바다의 진한 유혹, 쭈꾸미
주꾸미 하면 다들 무조건 봄이죠. 제 친구는 “3~4월 주꾸미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는 고집쟁이인데, 이유가 있더라고요. 이 시기 주꾸미는 산란을 앞두고 있어서 살이 통통하게 올라있고, 특히 암컷은 알까지 가득 차 있어 그 맛이 정말 특별해요.
얼마 전 친구들과 간 주꾸미 맛집에서 주꾸미 샤브샤브를 시켰는데, 살짝 데치자마자 입에 넣으니 쫄깃함과 담백함이 공존하는 그 식감이란… 말로 설명하기 어렵더라고요.
주꾸미에는 타우린이라는 성분이 풍부해서 간 건강에도 좋고, 필수 아미노산도, 게다가 칼로리까지 낮아서 다이어트 중인 제게는 정말 반가운 식재료예요. 술 드시고 나서 해장하기에도 딱이라, 요즘 제 냉장고에는 항상 주꾸미가 한 마리씩 대기 중이에요. ㅎㅎ
향긋한 산의 정취, 두릅과 냉이
저는 솔직히 어렸을 땐 산나물 특유의 쓴맛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그 향과 쌉싸름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특히 두릅! 예전엔 왜 어른들이 그렇게 좋아하시나 했는데, 지금은 제가 두릅 시즌만 기다린답니다.
두릅은 사실 채취 시기가 짧아서 4월이 제철이고, 나중에 크면 오히려 맛이 떨어져요. 저는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게 가장 좋더라구요. 두릅 특유의 향과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거든요.
혈액순환에도 좋다고 하니 어르신들 선물로도 딱이겠죠? 작년엔 산에서 직접 두릅 따는 체험을 했는데, 싱싱한 두릅 찾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답니다. 그때 따온 두릅으로 부모님께 두릅전을 만들어 드렸는데, 요리 실력 칭찬 폭격을 받았어요. (두릅의 공이 컸죠…)
냉이도 빼놓을 수 없는 봄나물이에요. 철분이 풍부해서 특히 여성분들에게 추천해요. 제 동생은 빈혈이 있는데, 봄철에 냉이된장국을 자주 끓여 먹으면 확실히 컨디션이 달라진다고 하더라고요. 어제도 마트에서 냉이를 봤는데, 벌써 사람들로 북적이던걸요.
알싸한 봄의 맛, 달래
달래는 어릴 적 할머니가 텃밭에서 직접 키우셔서 봄마다 별미로 먹던 추억의 식재료예요. 그 알싸한 맛이 처음엔 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번 맛들이면 자꾸 생각나는 매력이 있어요.
특히 달래장을 만들어 밥에 비벼 먹는 건 제 봄철 최애 한 끼랍니다. 비타민C가 풍부해서 환절기에 면역력 높이는 데도 딱이고요! 저는 요즘 달래를 송송 썰어 계란찜에 넣어 먹는데, 이것도 은근히 꿀조합이에요. 한번 시도해보세요~
바다의 싱그러운 향연, 멍게와 바지락
멍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료죠? 저도 처음엔 그 강한 바다 향이 부담스러웠는데,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달달함에 반해버렸어요. 지난 주말 부산에 내려갔을 때 현지 분들이 추천해주신 멍게비빔밥을 먹었는데, 이건 정말 바다의 풍미가 한 그릇에 다 담겨있더라고요.
멍게에는 요오드가 많아서 갑상선 기능에도 좋다고 해요. 다만 처음 드시는 분들은 소량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갑자기 많이 먹었다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거든요.
바지락은… 정말 국민 해산물 아닐까요?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맛과 영양 모두 뛰어나죠. 요새 제가 자주 해먹는 메뉴가 바지락 칼국수인데, 정말 별거 없이 바지락만 넣어도 국물 맛이 환상이에요. 칼륨이 풍부해서 붓기 제거에도 효과적이라,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는 현대인들에게 딱인 식재료 같아요.
달콤한 봄의 레드카펫, 딸기
제가 4월만 되면 특별히 챙겨먹는 과일이 바로 딸기예요. 요즘 1년 내내 딸기를 볼 수 있지만, 역시 제철인 3~4월 딸기의 맛은 비교가 안 되더라고요. 당도도 높고 향도 진하니까요.
지난 주말에는 딸기 농장에 체험 삼아 다녀왔는데, 직접 따서 먹는 딸기의 맛이란! 수확의 기쁨까지 더해져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어요. 비타민C 함량이 귤보다도 높다고 하니, 봄철 피부 관리에도 좋겠죠?
저는 딸기를 그냥 먹기도 하지만, 요즘엔 딸기청을 만들어 물에 타 먹어요. 달달한 맛도 있으면서 상큼하니 입맛도 돋워주고요. 작년에 만든 딸기청이 떨어져가서 이번 주말에 또 만들어야겠어요.
아삭한 식감의 귀족, 죽순
사실 죽순은 제가 최근에서야 맛의 매력을 알게 된 식재료예요. 어릴 땐 그냥 통조림으로만 접했는데, 신선한 죽순은 정말 다른 세계더라구요. 그 아삭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감탄을 자아내요.
죽순볶음을 해먹었는데, 소스가 거의 필요 없을 정도로 그 자체의 맛이 좋았어요.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다이어트 중인 저에게는 포만감도 주고 칼로리도 낮아 일석이조랍니다.
제철음식의 가치
제가 요즘 제철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니에요.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제철음식을 먹는 건 의미가 있더라고요. 비닐하우스나 인공 환경에서 무리하게 재배하지 않고, 자연의 흐름에 맞춰 생산되니 탄소 발자국도 적고요.
또 지역 농수산물을 소비한다는 의미도 있잖아요. 저는 마트보다 동네 시장을 애용하는데, 거기서 만나는 상인분들과의 정겨운 대화도 제철음식의 또 다른 맛이라고 생각해요.
4월의 식탁이 특별한 이유는 자연이 선물한 다양한 맛과 영양소를 통해 우리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냥 먹는 게 아니라, 계절의 변화를 음미하는 마음으로 식사를 한다면 더 깊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도 이번 달은 특별히 제철음식으로 건강도 챙기고, 봄의 맛도 제대로 느껴보세요! 어떤 제철음식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냉이된장국과 딸기청이 이번 봄 저의 최애템이 될 것 같네요. 혹시 독자 여러분만의 특별한 제철음식 레시피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다음엔 제철음식으로 만든 맛있는 레시피를 소개해드릴게요.